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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이면 죽은 쥐들을 말끔히 치워 없앴건만 낮 동안 시가지에서는 그것들의 수가 차츰차츰 늘어났다. 밤에 보도 위를 산책하던 사람이, 죽은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사체의 그 물컹한 덩어리를 밟는 일도 심심치 않게 일어났다. 마치 그 광경은 우리의 집들이 자리 잡고 서 있는 땅 자체가 그 속에 고여 있던 고름을 짜내고 지금까지 않으로 곪고 있던 응어리와 악혈을 표면으로 내뿜고 있는 것만 같았다.
<페스트> 알베르 카뮈, p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