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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와 작업을 아카이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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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 01. 29.
    일기/기록 2015. 1. 30. 00:15


    오랜만에 일기다. 요즘은 참 다양한 것을 하고 사는 것 같다.


    1. 불과 몇주 전에는 우울증에 걸렸었다. 병원에서 진단 받은 것은 아니지만 내 인생에서 그렇게 참혹한 날들이 있었던 적이 고등학교 2학년 아버지의 심각한 어머니 학대 때 이래로 처음이었기에 스스로 그렇게 진단을 내렸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그것이 우울증이였는지 불안함에 의거한 애인 집착이었는지 잘 모르겠다. 여하튼 자살 충동이 일었다는 것에서 적어도 가벼운 감정기복은 아니라는 것이 나의 소견이다. 앞으로 관리를 잘 해야겠다. 반짝반짝 밝고 힘찬 젠체가 되어야지. 젠체가 젠체해야 젠체지.


    2. 이전에 병원이 진단해준 나의 병명은 '다낭성 난소 증후군'이라고 한다. (검색해서 얻는 정보가 더 정확하겠지만) 서너개의 난포 중에 하나만 이케이케 자라서 난자가 뾱 나와야하는 게 정상인데 나는 당이 높고 그래서 인슐린 분비가 높아서 많은 난포들이 (마치 환공포증을 유발하는 비주얼처럼) 한꺼번에 고만고만하게 커져, 난자가 안 나온다는 거다. 난자가 배출되지 않으니 여성호르몬이 분비되어야하는 난포 껍데기?도 생기지 않고 생리도 훨씬 불규칙해진다는 것. 일종의 불임, 일종의 당뇨같은 것으로 이해했다. 또 호르몬 검사를 하다가 나의 어떤 호르몬이 비정상적으로 높다는 얘기도 들었다. 큰 병원의 내과에 가서 더 검사를 받아보라며, 뇌졸중일 수 있지만 그럴만한 수치는 아니고 여튼 검사를 받아보랜다. 


    나는 건강하게 살거나 오래 살 욕심도 없지만 왜째서인지 몸이 비정상인건 무섭고 참을 수 없어지는 것 같다. 딱히 아프지 않아도 증상 없는 병이 자라날 수 있구나,하고 느낀 이후로 주변 사람들에게 건강검진을 권유하고 있다.


    2-1. 의사선생님이 나보고 닭가슴살을 많이 먹고 근력운동을 하라고 하셨다. 나는 내 인생에서 운동의 ㅇ도 아웃 오브 안중이었던 사람인데... 그래서 근력운동은 우선 스루하고 닭가슴살부터 챙겨먹기 시작했다. 11시에서 12시 사이에 닭가슴살+양상추+파프리카+시저 드레싱을 뒤적뒤적 섞어서 한그릇 가득 먹고 저녁에 한 끼 더 먹으면 하루 식사가 끝난다. 더불어 코티지치즈+요거트+딸기잼을 뒤적뒤적한 요리도 발견했는데 정말 맛있어서 자주 해 먹고 있다. 


    3. 독일가는 준비로 선불유심칩 구매, 체류보험 가입하기, 유로화환전, 하나카드 만들기가 남았다. 차근차근해야하는데 귀차나죽게따.


    4. 간식이 동난 관계로 우주가 육포랑 쥐포를 먹고 토를 한 적이 두어번 있었다. 그리고 오늘 아침에 기침인지 구역질인지 모를 소리를 내며 힘이 없어서 문득 '고양이는 아픈 걸 티내지 못한다', '우리 고양이가 갑자기 죽었다'는 집사들 얘기가 떠올라 허겁지겁 이동장에 넣어 동물병원에 가 보았다. (9시 반 정도에 도착했는데 아직 열지 않아서 잠시 맡겨두고 화정도서관에서 <젠더트러블>과 <여성주의 고전을 읽다>를 빌려왔다.) 의사가 좀 탐탁치 않은데... 이곳저곳 만져보더니 왜 왔냐는 눈빛으로 큰 문제 없고 속 좋아지는 주사를 놔주겠다고 했다. 주사 두방을 맞고 간식캔 두개를 사니 17,000원이 나왔다. 정말 괜찮은건가 싶기도 하고 아리까리해서 그냥 결제하고 왔는데 앞으론 건어물을 먹이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5. 다녀와서 12시부터 5시까지 재택근무를 하고 속옷빨래, 목욕, 집안 청소, 책정리를 거하게 했다. 우리가족 다 머리카락이 숭숭 빠져서 집안이 머리카락, 먼지, 우주 털 천지길래 큰 맘 먹고 청소했더니 기분이 짱 상쾌하다. 애초에 별 생각없이 가구를 배치한 부모님 때문에 공간이 낭비되고 물건들이 제대로 위치하지 못해서 + 천성이 게을러서 집안이 돼지우리가 되기 쉽다. 내 집을 채워야할 날이 오면 머리를 굴려서 공간활용이 탁월해 정리하기 쉬운 가구배치를 하리라. 


    6. 세미나 네트워크 '새움'에서 홍보물 디자인을 가르치는 수업을 하고 있다. 수업하고 느낀 바는,

    (1) 디자인 능력은 어느정도 천성이 타고나야하고 - 흔히 말하는 '미적 감각'과 조금 별개다.

    (2) 프로그램을 굴리기 위한 기기의 스펙이 빵빵해야하며

    (3) 포토샵, 일러같은 툴을 이해하고자 하는 의지와 인내가 있어야하고

    (4) 경험과 퀄리티는 대체적으로 비례한다.

    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두번째이자 마지막 커리큘럼을 작성 중인데 정말 중요한 것은 스스로 경험해보고 평가받아보는 것이니까 많이들 노력해주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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