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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쾰른 당일치기 여행
    일기/뒤셀도르프 생활 2015. 5. 18. 20:33




    2015년 5월 17일, 쾰른 당일치기 여행을 다녀왔다. (물론 뒤셀도르프에서..)

    당일 새벽에 잠을 거의 못자서 아침에 좀 자느라 예상보다 늦게 일어나고 부랴부랴 씻고 매콤 닭가슴살 브리또를 만들었다. 한 달에 쓸 수 있는 생활비가 정해져있는 나는 쾰른에서 교통비, 미술관 입장료, 맥주 한캔만 소비하겠다고 결정해서 점심, 저녁을 만들어간 것이다. 알뜰한 젠체 ㅇㅅㅇ

    여튼 그렇게 도시락을 만들어서 카메라와 지갑을 챙기고 뒤셀 반홉으로 향했다. 나는 ICE를 탈게 아니기 때문에 예매 안하고 반홉 안에 있는 티켓 머신으로 표를 샀다. 11,30 유로였나? 뒤셀-쾰른으로 가는 S5 열차를 탔다. 

    (이렇게 가까운 도시를 갈 때는 당일 그냥 반홉에 가서 Abfahrt 표 보고 사는게 나은 것 같당. 참고하세요~)


    30분 정도 걸려서 도착한 쾰른, 통과의례인 쾰른 대성당부터 찰칵찰칵. 성당 안에 들어가서 초에 불붙이고 기도했다. 내용은 비밀. 스테인드 글라스가 예쁘긴 예쁘더라. 찍을까 했는데 그냥 예배(라고 하는게 맞나) 중인 분위기를 더 느끼고 싶어서 카메라를 거뒀다. 그런 사진은 구글에 쳐도 많잖아 ㅇㅅㅇ-3

    짤막하니 있다가 루드비히 미술관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요런 국제 호모포비아 반대의 날 행사를 하고 있었다. 딱 맞춰서 좋은 행사도 보고 크, 오늘 뭔가 좋구나 하고 생각했다. 첨엔 풍선들이 막 있길래 현수막 있는 것도 모르고 Was machen Sie? Was ist das? 하면서 사람들한테 물어봤는데 국제 호모포비아 반대 날이라고 알려주셨다. 근데 내가 쾰른 대성당에서 이쪽 마당? 광장?으로 오는 5분 사이에 배고파서 내 브리또를 하나 먹었는데 입가에 그게 다 묻었는지 누가 나한테 Was haben Sie gegessen? 하면서 입에 뭐 묻었다고 알려주셨다ㅋㅋㅋㅋㅋㅋ 무지 창피했다... 입가를 닦고 립밤을 새로 발랐다 8ㅅ8 안 알려주셨으면 모르는채로 다녔을거야... 쾰른 사람들 친절하네. 다른 사람들처럼 풍선이랑 카드도 받았다. 풍선엔 Vielfalt, 다양성이라는 글씨가 써 있었고 카드는 호모포비아랑 트랜스포비아에 대한 내 생각을 적는 거였다. 못하는 독일어로 한줄, 영어로 한줄 쓰고 이제 이걸로 뭘 하는걸까~ 기대하면서 활동가들의 연설을 들었다.




    연설은 90%는 못 알아들었지만 5,4,3,2,1을 세는 것과 다들 풍선을 높이 들고 있는 건 알아차렸다. 그래서 나도 높이들고 손에서 풍선을 놨다. 색색깔의 다양한 풍선이 하늘에 흩날렸다 =ㅅ= 오오 멋진데?



    (오른쪽 길에 위치한 입구가 루드비히 미술관이고 정면 위에 있는 Römisch-Germanisches Museum은 바로 붙어있는 또 다른 박물관. 여긴 관심 없어서 안 갔다.)


    루드비히 박물관을 관람했다. Alibis Sigma Polke라는 재밌는 작가의 작품전이 따로 전시되어있어서 홈페이지에 나와 있던 가격보다 3유로 비싼14€를 지불하고 티켓을 받았다. 재미있는 작품들이 많았다. 다른 작품들은 괜찮지만 이 특별전은 촬영이 금지라 특별전 전시장으로 들어갈 땐 카메라를 어깨에 매고 다녔당.(구글에 치면 작품들을 쉽게 볼수 있음)혹시라도 위치가 애매해서 찍어도 되는 사진인지 아닌지 헷갈릴 땐 Darf ich das fotografieren? 하고 묻고다녔다. 전시장이 꽤 커서 작품당 3분씩 보면서 관람했다고 치면 2시간?이 넘게 걸렸던 것 같다.



     

    루드비히를 나와서 다시 하웁트반홉 쪽으로 라인강을 따라 걸으니 작고 예쁜 쉼터? 공원이 나왔다. 쾰른은 뒤셀도르프보다 이런 공간이 비교적 자주 있는 것 같다. 마치 청계천처럼 작게 흐르는 인공냇물과 뛰어노는 아이들, 비눗방울을 불며 장사를 하는 사람, 가만히 앉아서 햇빛을 즐기는 사람도 있었다. 날씨가 너무 좋아서 나도 잠깐 앉았다가 움직였다. 

    강가를 계속 걷다보니 배 안에서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고급스러운 광경도 보았다. 그러던 중 하나는 작은 객실로 채워진 배였는데 독일인/유럽인들의 고집스러운 테라스 사랑을 보면서 웃음이 나왔다. 물론 나도 여기 와서 테라스의 중요성과 사랑스러움을 실감하곤 하지만 배에 딸린 조그마한 객실들 마저 테라스와 큰 창을 갖추고 그 곳에서 책을 읽는 사람들을 보니 그 만큼 햇빛과 여유를 중요시하는구나, 하고 느꼈다. 한 번쯤 저런 곳에서 애인이나 친구와 노닥거리고 놀면 재밌긴 하겠다. 




    라인강을 따라 쭉쭉 올라가서 조각 공원을 방문했다. Skulptur Park는 생각보다 작았다. 작품은 몇 개 없었지만 꽤 근사했다. 황금 구가 있던 작품 근처에는 많은 토끼들이 풀을 뜯어먹고 있어서 너무 귀여웠당. 토끼 사진을 마구 찍고 공원을 한 바퀴 돌았다. 그러고나니 무척 허기졌다. 다음 목적지로 이동한 다음 거기서 내 남은 브리또를 먹어야지, 하는 생각에 기분이 무척 좋았다.



    다음 목적지인 라인강 너머의 공원으로 가기 전에 구글 맵을 보니 동물원이 하나 있길래 근처를 구경해볼까 싶어서 동물원 입구까지 가봤다. 엘사 옷을 입은 꼬마 공주들이 넘 귀여워서 사진 찍고 싶었지만 실례일까봐 그냥 눈으로만 예뻐라했다. 그리고 동물원 입구에 저렇게 미키마우스 옷 입은 사람이 애기랑 사진 찍어주면서 돈을 받던데 나도 찰칵 찍었다가 미키마우스가 날 보고 손가락질로 이리 오라는 신호를 보내서 무서워서 후닥 다른 곳으로 향했다. 유럽에선 같이 사진 찍어주고 돈 내놓으라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데 까먹고 찍어버려서 좀 후회했지만 뭐 어때 날 잡지도 못했는 걸. 


    그리고 다시 라인 강변으로 와 강 너머로 건널 길을 찾다가 차가 지나가는 큰 다리를 발견했는데 아무리 봐도 사람이 안 걸어다니는 거다. 그래서 조깅하는 어떤 아저씨한테 저 다리 사람도 건널 수 있는거냐고 물었더니 가능은 한데 많이 멀다고. 저길 왜 가려는 거냐고 그래서 저쪽에 있는 공원이랑 해변가를 걷고 싶다고 했다. 그랬더니 저긴 많이 멀고 대신 윗쪽에 좋은 Natur가 있는데 거길 가자며 자기가 나를 Take care 해주겠다고 한국인이냐고 그러더라. 사실 많이 귀찮았는데 여행지에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도 재미가 들려서 못하는 영어와 독일어를 섞어가며 얘기했다. 나투어가 있다는 곳 쪽으로 가다가 아무래도 그냥 다시 강 너머로 가고 싶어져서 사실 나 그냥 강 너머로 가고싶다고 고집을 부렸더니 그럼 자기도 같이 가주겠단다. 그래서 강을 가로지르는 다리로 향했다.



    자기 집은 이 근처고 자기는 여기 지리를 다 잘 안다며 다음에 쾰른 꼭 다시 놀러오고 그 때 자기 콘서트도 참석하는게 어떻겠냐그래서 와 좋네, 그래, 근데 잘 모르겠어 대충 대답했다. 그보다 눈 앞의 풍경이 너무 예뻤다. 강 건너는 거 너무 좋아 +_+ 여기서 살면 진짜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 아저씨 말로는 뒤셀은 좀 보수적이고 쾰른은 더 오픈되었단다. 무슨 느낌인지 알 것 같았다. 그러다 너무 배고파져서 배고프다는 말이 목구멍에 걸렸는데 이히 합 훙어 해버리면 자기랑 밥 먹자할 것 같아서 + 애인님한테 부재중 통화도 와있었네 싶어서 아저씨랑 작별인사하고 볕 좋은 모래에 앉아 브리또를 먹었다. 내가 만든 브리또지만 너무너무 맛있었다. (보통 다른 여행기 글에는 학센이나 슈니첼같은 먹을거리가 등장할텐데 난 내가 만든 요리를 먹은데다 정신없어서 브리또 사진도 못 찍음...) 브리또를 다 먹고 일어나니까 좀 추워져서 생각보다 일찍 집에 갈지도 모르겠다고 느꼈다. 예상대로 날씨는 옷에 비해 점점 추워지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야경을 보면서 쾰시 맥주를 먹고 싶었다. 그래서 근처 마트를 찾아가서 쾰시 캔맥주를 하나 사고 (맥주 디자인 예쁘더라) 쾰른 대성당이 잘 보이는 라인강 근처에 앉아서 어둠이 앉을 때까지 기다리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어두워지진 않고 춥기만 하더라ㅠ 그래서 맥주만 다 마시고 30분 정도 기다리다가 그냥 집으로 가기로 했다. 위에 찍은 사진이 9시가 막 넘었을 때의 쾰른이다. 


    쾰른 하웁트반홉에 도착해서 가까운 뒤셀행 기차가 언젠지 확인하고 표를 샀는데 기차가 30분 연착한단다. ㅇㅅㅇ 연착은 뭐 상관없는데 괜히 야경 안 보고 강을 건넌건가 싶었다. 근데 너무 추워서 그냥 그 자리에서 앉아있기로 했다. 맛있는 리터 스포츠 초콜릿 요거트맛을 야금야금 먹으며 기차가 올때까지 기다렸다. 2층 기차니 2층으로 올라가야지! 하면서.



    30분 뒤에 온 2층 기차 RE를 타고 뒤셀로 향했다. 츄스 쾰른~ 다음에 또 놀러오면 좋겠네.

    기차 연착+슈트라센 반 기다림까지 크리로 집에 밤 12시가 다 되어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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