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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ins S7 E6덕질/영상 2014. 4. 11. 02:46
스킨스 시리즈는 중학생 때부터 시작해 3,4,1,2 시즌을 순서로 보기 시작했다. 5,6 시즌은 캐릭터에 별로 정감이 가지 않아서 안 봤지만 이번 7시즌은 모든 시즌의 인물들이 다시 등장하기 때문에 재미있게 보고있다. (사실 5,6 캐릭터들의 에피는 귀찮아서 넘길 가능성이 큼.. 글고 제작진들이 에피,나오밀리-캐시-쿡의 순서로 에피를 나열한 것은 스스로 56시즌이 재미읎다는 걸 인지하고 순서를 고려한 것이라 생각한다.)
제임스 쿡. 저 캐릭터에게 내가 얼마나 많은 애정을 쏟았는지는 형언하기 힘들다. 시즌 3에선 그저 '병신새끼'의 타이틀을 열심히 수행하는데, 에피랑 자고 판도라랑 자고 나오미랑도 잘 뻔하고 술 취해서 제이제이 반죽음으로 때려눕히고 온갖 인생 흑역사를 만들며 덕들의 욕을 어마무시하게 먹었다. 그러나 시즌 4에서 쿡의 부모가 나오면서 그의 복잡한 과거와 혼란스러운 과도기 상태를 깊게 서술하는데 그 때 자괴감에 빠져 울던 쿡의 모습에 단박에 비호에서 호로 마음이 뒤집혔다. 쿡... 쿡 너 이새끼...ㅠㅠ 아임 쿡!!!하면서 끝난 시즌 4와 이 시즌 7 사이에는 (다른 캐릭터들도 그렇듯) 빈 공간이 너무 길다. 근데 에피와 나오밀리에 비해 (나오미는 내 기억에 조온나 똑똑했고, 에밀리는 현재 어디서 무슨 일을 하는지도 보여주지 않으며, 에피는 왜 그 비상한 머리와 팜프파탈이라는 무기를 어딘가에 버려두고 찌질하게 회사에서 잡일하다가 남자한테 휘둘리는건지..) 쿡은 아, 쿡이구나 하는 느낌이 있다. 여전히 마약과 술을 달고 살아서 그런 걸까ㅋㅋㅋ
어쨌든 각설하고. 솔선수범 '막장 영드'의 선두를 달리는 스킨스는 우리나라의 막장 드라마마냥 저열하게 서사를 끌고가지는 않는다. 이번 칠킨스 5,6에피도 사실 보다보면 여기서 이렇게하면 되지 왜 가만히 있는거야?라고 현실감이 떨어지는 부분이 많았지만 언제나 그랬듯 모두 보고나면 그 쏟아부었던 몰입감 때문에 허탈하게 된다. 마지막에 쿡이 읊는 저 몇 마디의 문장들도 막장 드라마가 쉽사리 내뱉을 만큼 가벼운 것이 결코 아니다. 다른 이를 죽이고 죽음을 목격하고 죽음의 문턱을 경험한 쿡이라는 캐릭터가 전달하는 저 메시지는 애정을 갖고있는 나에겐 최소한 앞으로의 삶의 의지로 느껴졌다.
"우리는 죽음을 다 아는 것처럼, 삶을 다 아는 것처럼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저 여행자일 뿐이고 유령일 뿐이다. "
+ 스킨스의 어쩔 수 없는 성향 때문이겠지만 언제나 에피와 시즌이 끝날 때마다 똥을 덜 싼 것마냥 뒤끝이 찝찝하다. 좀 더 비유하자면 내가 중딩 때 휘갈겼던 중2중2한 소설들처럼 '그래서 어떻게됐냐고?ㅋ 그건 그들만이 알 뿐...'하고 대책없이 끝나는 느낌이 든단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