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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스트 The East, 2013
    덕질/영상 2015. 1. 9. 01:39



    영화 감상에 앞서, 나는 엘렌 페이지를 열렬히 사랑하고 그녀가 출연한 영화는 그녀의 등장만으로도 가치 있기 때문에 찾아보는 편이지만 또한 그녀가 선택하는 영화와 작중 역할이 나에게 신뢰가 있기 때문에 <이스트>도 그러한 깊은 기대감을 앞세워서 보았다. 아 운전하는 엘렌 페이지 스테끼...♡ 저는 언제 조수석에 태워주실건가요? 그리고 언제 결혼해 줄 건가요?



    엘렌 페이지가 연기한 '이지'가 첩보 요원이자 주인공인 '사라'에게 키스하는 장면이다. 술 안 먹고 하는 술게임 비슷한건데 이지는 사라에게 무슨 생각으로 키스를 하자고 했던건지 (분위기상 배꼽에도 키스하고 입술에도 키스하고 키스파티였으니 둘 사이 케미기류가 흘렀다고 말하고 싶은건 아니지만) 사라가 이스트에서 진정성있게 활동하는 것 같아 애정을 담은 키스를 한건지, 이런 분위기를 받아들이나 시험해본건지, 아님 그냥 감독이 이 영화가 개봉한 2013년 2월 엘렌 페이지가 커밍아웃했으니 때에 맞춰 언론과 팬들에게 떡밥을 던져주려고 넣은 씬인지 모르겠다. 모르겠지만 나는 이불을 잡고 뒹굴며 오열했다ㅠ_ㅠ 배우가 너무 부럽따... 나는 왜 연기의 꿈을 품지 않은 걸까... 지금이라도 연기연습을 해서 소속사에 들어가면 운좋게 할리우드에 진출해서 엘렌 페이지랑 뽀뽀할 수 있을까? 내가 이딴 블로그에 내 사랑이 딴 여자랑 키스하는 걸 캡처해서 감상 나부랭이를 쓰고 있으려니 화가 난다.. 흑흑




    (포스터는 누가 만든거지??? 2013년 영화 맞나 싶을정도로 조잡하고 재미없는 포스터다;;; 이게 뭐야;;;; 포스터에 엘렌이 없었다면 <메리다와 마법의 숲>과 이 영화 중 포스터만 보고 골라보라고 했을 때 메리다 골랐을 거 같음.)


    영화의 내용은 전반적으로 재미있고 많은 생각을 안겨다주었다. 

    환경단체이자 테러리스트 조직인 '이스트', 이들은 눈에는 눈, 이에는 이를 모토로 자본의 축적을 위해 물과 땅을 오염시키고 그 땅 위에 살아가는 사회적 약자를 죽음으로 내몰은 세계적 대기업 주주에게 복수하는 목적을 갖고 있다. 복수를 이루는 한 번의 테러를 '잼'이라고 부른다. 대서양에 거대한 양의 석유를 유출시킨 회사의 사장 자택에 오염된 기름을 붓기도 하고, 제약회사가 떼돈을 번 항생제 '데녹신'이 장기투여될 경우 사람들이 장애를 유발하자 직접 그들의 샴페인에 데녹신을 넣는 방식으로 테러를 가한다. 사라는 회사의 지시로 이스트의 신입 활동가인 척 잠입해 이들의 정보를 캐내지만 이스트가 제기하는 문제점과 지향하는 가치관, 무엇보다 구성원들에게 매료당하게 된다. 성공을 꿈꾸는 첩보 요원과, 힘없는 이들의 목숨을 담보로 돈을 버는 자들에게 테러를 가하는 이스트 활동 사이에서 사라는 갈등한다. 


    두 대립하는 조직 사이에서 성공과 정의를 놓고 갈등하는 소재는 흔하다. 스토리의 구성은 매끈하고 군더더기가 없다고 생각하지만 유별나게 인상깊은 것도 딱히 없었다. 다만 몇가지 비판과 질문을 던질 수 있었다.


    1. 영화는 세상을 정의로운 약자와 탐욕스러운 강자로 나누어놓고 이스트에게 '약자를 위해 싸우는 정의로운 용사들'이라는 타이틀을 부여했다. 하지만 세상엔 순수하게 한 행동으로 악한 결과를 야기하는 약자들도 존재하고 의도는 악해도 열렬한 지지를 얻는 강자들도 존재한다. 이들은 이스트와 그들을 지지하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평가될 것인가?

    2. 부정부패를 저지르는 회사의 가장 큰 위협이 시민단체의 테러라면 이 영화 속에서 정치는 어디로 사라졌는가?

    3. 기업이 아닌 사람 자체를 위협하는 것이 자연을 소중히하고 약자의 인권을 생각하는 단체에게 올바른 형식의 운동일까? 


    이 영화에 대해 또 다른 칭찬을 하자면 음악이다. 나는 영화에서 특수한 배경음악이 영화의 복선 장면이나 여타 중요한 장면에서 장치적으로 쓰이는 것이 매우 효과적이고 세련되다고 생각하는데 <이스트>가 그랬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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