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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에 대하여, 2011덕질/영상 2014. 5. 7. 01:51
얼마 전에 을 봐서 그런지 이런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영화에 무척 갈증을 느끼고 있었던 것 같다. 아니 역린이 아니더라도 이렇게 서사가 깔쌈한 영화는 정말이지 내 취향이다. 몇달 전부터 구해놓고 사정상 감상하기를 미뤘던 영화였는데 마침 저녁먹는 김에 틀어놓는다는 게 크레딧이 올라갈 때까지 상을 못 치웠다... 영화 제목은 이지만 나는 틸다 스윈튼이 연기하는 에바, 즉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가 강하게 느껴졌다. 에바는 사랑하는 남자와 결혼하고 임신을 하고 아들 케빈을 낳는다. 유아 때부터 청소년이 될 때까지 케빈은 에바에게 무조건적인 반항과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주는데 그녀는 그런 그를 올바르게 교육해보려하지만 결국엔 케빈에게 익숙해지고, 그가 학교에서 저지른 참사를 고스란히 그녀가 떠 안고 산다는 것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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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05. 06.일기/기록 2014. 5. 6. 13:45
연애를 시작했다. 1. 꽁기꽁기 기분이 이상하다... 이렇게 하는 게 맞나 저렇게 하는 게 맞나 싶다. 서툴고 갈피를 못 잡겠다 2. 연애를 하는 것과 공개적으로 밝히는 것 사이에는 깊은 관계가 있을까? 나는 내 연애에 부끄러움이 없지만 공개적으로 밝히는 것은 부끄럽다. 그것은 내 연인에 대한 부끄러움일까 내가 연애한다는 것에 대한 부끄러움일까 아니면 또 다른 무엇인걸까. 3. 애초에 왜 연애한다는 걸 떠벌리고 다니는 걸까. 비밀로 하고 싶은 건 절대 아니지만, 연애를 숨기지 않는 것과 공개적인 공간에 공표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무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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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05. 04.일기/기록 2014. 5. 4. 12:02
아침일기 1. 며칠 전에 산 하이브리드 자전거를 타고 출근했다. 클래식만 타봤지 하이브리드 자전거는 처음이라 되게 날카롭고 위험한 느낌이 들었음. 특히 방향전환 할 때 원하는 대로 돌리기가 조금 힘들었달까 (´;ω;`) 틈틈히 공원가서 연습을 좀 해야겠다... 2. 자유미술 소모임 때문에 머리가 아프다. 이미 회화를 졸업하고 전시도 몇 번 해보신 분에게 조언을 듣는데 자기 작품도 능숙하게 진행할 줄 모르는 이제 갓 새내기를 마친 2학년 휴학생이, 단지 의지로써 '작품 합시다!'라고 외치고 끌고 온 게 제일 첫 번째로는 창피했고, 계속 끌고 갈 수 있을까 생각되더라. 나에겐 한참 배워야할 작품 과정, 과정 속의 용어(에스키스나 프로토타입 등등), 나 자신을 포함한 다수를 인솔해야하는 역할, 논리적이고 설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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릿카 그리고 쥬니코이!덕질/영상 2014. 4. 27. 02:18
쿄애니... 그래 쿄애니... 애니 산업이나 제작사에 대해서는 매우 문외한이지만 쿄애니 특유의 그림체나 소재, 서사 흐름을 그닥 좋아하지 않는 나였다. 스즈미야 하루히도 케이온도 럭키스타도 (양심적으로 럭키스타는 가끔 백합 덕질할 때 코나타x카가미를 핥는 용도로만...) 에엣, 손나.. 혼또..? 'ㅅ' 같은 느낌의 여캐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모에함을 부각시키는 걸 별로 안 좋아해서. 그런 만들어진 모에는 취향이 아니다. 그래서 왠지 모르게 꺼려하고 있던 참, 아는 분이 쥬니코이 속 네코모리와 모리섬머를 엮은 백합 영업을 시도하셨는데 흠, 한 번 봐야겠다,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봤다가 뒷통수를 후려맞은 쥬니코이. "뭐야 이거 엄청 재밌잖아?" 내가 쥬니코이를 끝까지 보고 있는 건 릿카의 미칠 거 같은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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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04. 25.일기/기록 2014. 4. 25. 17:44
갑자기 불안해졌다. 내가 이끌고 있는 이 아홉 명의 소모임을 제대로 이끌어갈 수 있을까. 지금 무료 대관이 가능한 전시 공간 조차 찾기가 어렵다. 그렇다고 아홉 명의 팀원들의 지갑을 털게 할 수는 없는 일이다. 물론 전체 안녕들한테 자금을 받는 것도 불가능하고 별로 그렇게 하고 싶지도 않다. 돈이 모인 본래 목적과 전혀 성격이 다른 쓰임일테니까. 전시 공간을 찾는다해도 5월에서 11월까지, 즉 5개월 안에 좋은 작품을 만들어서 전시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기를 쓰고 한다면 나야할 수 있겠지만 타전공인 분들에게 높은 작품성을 요구하는 건 내가 교수님의 역할을 해야한다는 소리와 같다. 그게 가능할지 모르겠다... 중간에 포기하게 되더라도 우선은 해보는 게 맞는 걸까. 음.. 아니다 가장 큰 문제는 내가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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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4. 24.일기/기록 2014. 4. 24. 23:44
'남/정부 탓하지 말라'고 하는 인간들이 차고 넘쳐서 치 떨린다. 사람은 절대 혼자 살아가지 않는다. 내 주거 공간인 집, 내가 다니는 학교, 노동력을 제공하는 직장 등은 국가의 법과 체제 그 관리 아래서 존재하기 때문에 (다소 과격하게 들릴 지 모르겠지만) 누군가의 죽음은 그 개인이 살아남지 못한 탓이 아니라 국가가 구하지 못한 탓이다. (그리고 또한 그런 국가를 만들지 못한 우리의 탓이다.) 혼자 넘어졌는데 코 깨졌다고 남 보고 뭐라고 하는게 아니라, 넘어질 수도 있는 곳에 가시밭을 만들어놓고선 다친 사람에게 '니가 넘어진 탓이지'한다는 거다.배의 침몰은 선장 한 사람 뿐만 아니라 무리하게 개조한 배를 띄우도록 한 국가의 탓이고 삼성중공업 노동자, 쌍차해고 노동자분들의 죽음은 노동자의 권리보다 대기업..